지난 17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는 현 카이스트(KAIST)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안철수가 출연했다. 안철수는 '컴퓨터 바이러스'란 용어 자체가 낮설던 88년, 한국 최초는 물론 세계최초라 할 만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인 'V1'를 개발했고, 훗날 본격적인 백신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V3'를 내놓았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보편화되면서 늘어나는 숫자를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게 된 안철수는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때 마침 치명적인 컴퓨터고장을 일으켰던 'CIH바이러스'를 해결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널리 알려졌고, 대대적인 IT붐을 타면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IT벤처신화를 주도했다.


안철수는 의사출신으로서 잘 나갈 수 있는 기존의 지식적 자산을 과감히 버리고, 사회적 이익과 필요성을 우선 시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여 그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인 인물이다.
아마 의사, 벤처 CEO, 또 다시 학생으로 돌아갔다가 현재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로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던 그의 모습은 실업난으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이었고, 그의 경험담 하나하나는 소중했다.

이렇듯 '안철수'는 '무릎팍도사'와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모범적'이고 '순수한 이미지'로 무장한체 안방을 노크했다. 하지만 이런 안철수는 무릎팍도사에게 가장 훌륭한 먹잇감이다.
세속적이면서 가장 보편적인 질문을 던져, 항상 정반대의 답을 이끌어 내었던 강호동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이날도 강호동의 과격하면서 무식한 컨셉은 여전했고, 말없이 수줍은 듯 웃음이 많던 안철수는 그래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다운 진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안철수가 경영학을 가르친다고 하니 강호동이 뜻 모를 '소유와 경영' 발언으로 횡설수설한 것이나, 천만 불에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제의가 들어왔을 때 팔았으면, 같은 경우 일본기업이 팔아 사장이 요트 2개를 샀듯이 부귀영화를 누렸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질문은 충분히 강호동다운 질문이었으나, 유세윤과 올밴이 안철수가 회사를 그만둘 때 무상으로 직원들에게 분배했던 주식을 받으려고 직원 한 명 한 명과 악수했다든지, '단란주점'에 가봤냐는 등, 덩달아 나온 잇따른 무식발언은 불편과 짜증을 한껏 부풀리는데 일조했다.

안철수와 같이 다소 진지해야 할 출연자에게 전적으로 '무식컨셉'을 앞세운 캐릭터의 난립은 이렇듯 불편과 짜증을 유발하는 등, 위험할 수 있다.
아무리 망가지거나 망가트려야 하는 캐릭터가 버라어티의 대중적인 이미지라 할지라도 안철수처럼 진지한 출연자가 나왔을 때, 이에 걸맞게 적당히 맞받아 칠 수 있는 똘똘한 캐릭터는 버라이어티의 다채로움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을 캐릭터가 없다면 모를까, '무릎팍도사'에는 유세윤이 있다.
그동안 유세윤은 KBS'개그콘서트'에서 보여줬던 재능과 끼에 비해 '무릎팍도사'에서는 많이 위축되어 왔다.  이는 강호동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라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와 유세윤과 올밴이 캐릭터가 '무식 캐릭터'로 겹친다는데 문제가 있다.
유세윤의 경우, '건방진 캐릭터'로 차별화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무릎팍 도사와 같은 '무례한 캐릭터'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유세윤이 단순히 강호동과 중복된 무례한 캐릭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건방지지만 '똘똘한 캐릭터'로의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며, 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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